필요성 ‘공감’ - 보호수련시간 - 방법론 ‘이견’
전공의-수련병원, ‘대체인력 확보·제도 뒷받침’ 등 구체적 방안 입장 차이
2026.11.02 17:35 댓글쓰기




[기획 下] 전공의 ‘보호수련시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구체적 시행 방법에 있어서는 전공의 당사자와 수련병원 측 이견이 확인됐다. 


보호수련시간에 들어간 전공의들을 대신할 대체인력 확보 및 병원 운영 부담, 실질적 보장을 위한 제도화 여부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담간호사 아닌 대체인력 지정” vs “단기인력 확보 쉽지 않아”


이의주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대체인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호수련시간을 시행한다면 그 부담은 교수, 동료 전공의 등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며 대체인력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전공의를 진료에서 제외하고 그 시간 호출은 대체인력이 받도록 해야 한다”며 “응급상황처럼 예외적으로 호출할 수 있는 경우는 미리 명확하게 정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보호수련시간 대체인력을 누구로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남았는데, 송하윤 분당제생병원 전공의 대표는 “봉직의, 전문의, 다른 전공의 등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의주 대전협 회장은 “2~4시간 단기 공백은 기존 인력을 활용하고, 전공의 출산 이후 3개월 간 장기공백은 외부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고 단계적 확보 방법을 제시했다.  


다만 전담간호사 대체 방안에 대해 이의주 회장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전공의 업무는 처방 및 응급상황도 있는 만큼 전담간호사가 대신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수련병원 측은 전공의들이 제시한 대체인력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정민규 세브란스병원 교육수련부장은 “전공의 정원은 정해져 있고, 당직을 섰던 전공의는 퇴근하고 반나절을 대신해야 하는데 그 시간에 누가 들어올 수 있을까”라고 우려했다.


이어 “현장에선 단기 전문의 채용도 쉽지 않다. 대형병원도 어려운데 작은 병원은 더할 것”이라고 대체인력 확보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근무시간 VS 근무 외 시간…타 직역과 이해관계 등 숙제 


보호수련시간을 언제 마련해야 하는지도 합의점을 찾아야 할 대목이다. 


조병기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총무이사는 “급여를 받는 근무시간에 보호수련을 보장하면 병원 입장에서 거부감이 있을 수 있고, 낮에 일하는 타 인력에 피해를 주는 문제도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정민규 세브란스병원 교육수련부장은 “전공의들이 자신의 교육을 위해 출근시간보다 1시간 더 일찍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며 근무시간 외 마련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전공의들은 “근무시간 ‘내’ 보호수련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의주 대전협 회장은 “현재도 초과근무가 이뤄지는 병원이 많아 근무시간 외 보호수련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당직 후 24시간 오프가 주어져도 회진·드레싱 등을 수행하고 퇴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프에 교육을 하면 또 다른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송하윤 분당제생병원 전공의 대표 역시 “많은 전공의들이 환자를 두고 집에 바로 가지 못한다”며 “퇴근 후 보호수련시간을 보장해도 실제 전공의들이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수련환경평가 반영” VS “병원 패널티 등 이면 고려”  


개별 병원 재량, 전공의 및 지도전문의 개인의 선의에 맡기지 않고 실질적으로 보호수련시간을 보장하려면 수련환경평가·수련병원 지정 연계 및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은 ACGME 인증기준에서 전공의에게 핵심 교육 활동 참여를 위한 보호시간을 제공토록 의무화하고, 영국은 의학교육 기준을 통해 전공의가 학습을 위한 보호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


캐나다도 수련프로그램 인증기준에서 보호시간을 보장토록 규정한다. 


이의주 회장은 “보호수련시간 편성 및 실제 보호 여부 평가 결과를 전공의 정원 배정과 수련병원 지정에 반영해 제도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공의법에 보호수련시간을 명시하고 최소시간 및 업무 대체 등 세부 기준은 하위 법령·수련규칙에서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병기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총무이사와 신응진 한국병원정책연구원 원장(좌장)도 보호수련시간을 수련환경평가에 반영하는 방향성에 동의했다. 


다만 신응진 원장은 “수련환경평가는 전공의 정원 배정에 영향을 주기에 패널티가 될 수 있고, 법률로 정하면 위반 시 범법이 될 수 있는 문제가 있어 병원은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련에 대한 국가 책임이 커질수록 의사 개인 자유도가 낮아질 수 있는 등 이면도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정민규 세브란스병원 교육수련부장도 “전공의, 교수, 병원 3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정부와도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정부는 보호수련시간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단기적으로 추진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송현철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 사무관은 “보호수련시간의 수련환경평가 반영 등을 다각적인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근로시간 단축도 오래 고민하고 시범사업부터 시행한 것처럼 보호수련시간 제도화 역시 방향·시기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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