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면 고령화가 심각한 지방은 관내 의료기관 이용률이 60%대에 머물면서 환자 유출과 노인 진료비 급증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전국 시·군·구별 의료이용 실태와 지역 간 격차를 분석한 ‘2025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에 따르면 서울 원정진료, 고령 의료비 폭증 등 다양한 문제가 확인됐다.
서울 전체 환자 중 외지인 42% 차지…비수도권 환자 유출 심각
통계연보의 요양기관 소재지 기준 진료 현황(의료급여 포함)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소재 의료기관을 이용한 전체 실인원은 151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 외 타지역에서 유입된 환자는 632만명으로 전체 41.8%를 차지했다. 서울 지역 병·의원을 찾은 환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지방 등에서 올라온 원정 환자인 셈이다.
진료비 쏠림은 더욱 뚜렷했다. 지난해 서울 소재 의료기관이 올린 전체 진료비 33조6216억원 가운데 타지역 유입 환자가 지출한 진료비는 12조688억원으로 35.9%에 달했다.
특히 중증도가 높은 입원 영역에서 상경 진료 현상이 극심했다. 서울 소재 의료기관의 전체 입원 진료비 12조1597억원 중 절반에 육박하는 5조4968억원(45.2%)이 타지역 환자 주머니에서 나왔다. 외래 진료비(21조4619억원)에서도 타지역 환자 비중은 6조5720억원(30.6%)을 차지했다.
수도권 집중화 이면에는 비수도권의 심각한 환자 유출이 자리잡고 있다. 거주지 내 의료기관을 이용한 관내 이용 비율(진료비 기준)을 보면 세종이 54.4%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경북(63.9%), 전남(66.6%), 충남(66.8%), 충북(71.1%) 순으로 저조했다.
비수도권 환자가 관외 의료기관에 지출한 원정 진료비는 경북이 2조6629억원으로 제일 많았으며 경남(2조1558억원), 전남(1조9759억원), 충남(1조9480억원), 충북(1조2307억원) 순으로 나타나 지역 내 중증·필수의료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대구(91.2%), 부산(89.9%), 서울(89.7%), 대전(86.5%) 등 대도시권은 관내 이용 비율이 80~90%로 높은 의료 자급률을 보였다.
고령화 직격탄…전남 1인당 진료비 314만원 ‘전국 1위’
환자 유출과 함께 비수도권을 덮친 또 다른 위기는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폭증이다.
의료급여를 제외한 지난해 순수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124조4588억원(급여비 94조2497억원), 진료실인원은 4859만명으로 집계됐다. 건보 진료인원 1인당 연간 진료비는 전국 평균 256만1234원, 입내원일수는 21.69일이었다.
시도별 건보 1인당 연간 진료비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7.7%로 전국 최고인 전남이 314만9712원(입내원일수 26.22일)을 기록해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전북(299만7453원), 부산(291만3528원), 경북(277만5237원), 경남(270만8478원) 등 고령화 상위 지역이 나란히 뒤를 이었다.
반면 노인 비율이 12.1%로 가장 낮은 세종은 1인당 연간 건보 진료비가 208만9065원(입내원일수 19.45일)에 그쳐 전남과 106만원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지출 1위 전남, 지역보험료는 ‘최하위’…재정·질병 불균형
문제는 의료비 지출이 가장 많은 고령화 지역일수록 건보 재정 기여도는 낮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체 건강보험료 부과금액은 87조4953억원(직장 76조9311억원, 지역 10조5642억원)으로 가입자(세대)당 월평균 보험료는 직장 15만2771원, 지역 9만3017원이었다.
서울은 월평균 직장보험료(17만6342원)와 지역보험료(12만6362원) 모두 전국 1위를 기록한 반면, 1인당 진료비 지출 1위인 전남은 지역보험료가 월 5만9059원으로 전국 최하위에 머물러 재정 수입과 의료비 지출 간 구조적 불균형을 드러냈다.
고령화 지역 질병 부담은 주요 암 및 만성질환 지표(의료보장 인구 10만명당 기준)에서도 확인됐다.
암종별 10만명당 최다 환자 발생 지역을 보면 간암(258명)과 폐암(351명)은 전남, 위암은 경북(392명), 대장암은 강원(411명), 자궁경부암은 부산(125명)이 각각 1위를 차지했으며 유방암만 서울(622명)이 가장 많았다.
만성질환 역시 고혈압은 강원(1만9867명), 당뇨병과 관절염은 전남(각 1만195명, 1만8647명), 정신질환은 전북(1만647명)이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청희 건보공단 이사장은 “인구구조 변화와 의료 수요, 보건의료 여건이 지역마다 다양한 만큼 지역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데이터에 기반한 지역완결적 보건의료 정책 수립에 기여할 수 있도록 통계 품질과 활용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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