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히 혈액투석 수가 보전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 환자 교육과 설비, 이동권, 재택치료까지 살펴 전체적인 혈액투석 질(質)을 높이려는 것이다.”
최범순 대한신장학회 이사장(은평성모병원 신장내과)은 데일리메디와 만나 최근 학회가 추진 중인 혈액투석 고도화 사업 방향을 이같이 설명했다.
국내 말기콩팥병 환자 대부분이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가운데 환자 고령화와 복합만성질환 증가로 기존 투석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환자 나이와 상태에 따라 투석액, 횟수 등을 달리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는 일률적으로 치료하는 부분이 있다”며 “투석은 물론 교육과 예방까지 함께 접근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신장학회는 이를 위해 혈액투석 고도화 사업 TFT를 꾸리고 실제 투석에 필요한 비용과 인력·시설, 질(質) 관리, 치료재료와 의료기기 공급 등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가장 먼저 손대는 것은 비용 구조다.
최 이사장은 “의료기관이 현재 실제로 지출하고 있는 비용과 안전하고 질 높은 치료를 위해 필요한 ‘표준 적정비용’을 구분해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는 필요한 의료자원이 충분히 확보돼 있지 않다”며 “전문 의료인력 진료와 관찰, 응급상황 대응, 정수·수질관리, 감염관리, 장비 감가상각과 유지보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석기와 투석막, 혈액회로, 투석액 등 필수 의료기기·치료재료 안정적인 공급도 과제로 꼽았다.
새로운 투석막처럼 특정 환자에게 필요하지만 기존보다 비용이 높은 제품을 현 수가체계 안에서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방은 숙련 투석간호사 많이 부족…환자 못 받는 곳 증가 추세”
인력 문제도 고도화 사업의 중요한 축이다. 혈액투석은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투석 때마다 천자 등을 시행해야 해 숙련된 간호인력이 필요하다.
최 이사장은 “서울은 그나마 괜찮지만 지방은 투석이 가능한 숙련 간호사가 많이 부족하다”며 “일부 병원은 부득이 환자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고령환자 이동 문제도 함께 살펴본다. 반복적으로 병원을 찾아야 하는 혈액투석 특성상 스스로 이동하기 어려운 고령환자에게는 치료 자체뿐 아니라 이동과 돌봄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교통편의 제공이나 이동권 지원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며 “혈액투석도 재택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수가와 환자들 우려 등을 살펴 현실화할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택치료 확대는 복막투석 활성화와도 맞닿아 있다.
정부는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2028년까지 연장하고 성과기반 보상체계 도입과 교육상담료 산정 횟수도 확대했다. 대한신장학회 역시 KHP2033을 통해 재택치료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혈액투석 고도화와 함께 복막투석 등 재택치료를 활성화하는 정책도 병행되는 셈이다. 최 이사장도 임기 중 재택치료와 혈액투석 고도화 사업을 함께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질(質) 평가는 환자 결과까지…인증제 역할도 정리 필요
혈액투석에 필요한 자원과 비용을 제대로 보상하는 것만큼 실제 치료의 질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과제다.
최 이사장은 인력·시설·수질관리와 투석 적절도 확인에서 나아가 감염과 입원, 혈관접근로 관련 합병증, 투석 중 증상, 삶의 질 등 환자에게 중요한 결과를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고령이거나 복합질환을 가진 환자를 많이 진료하는 의료기관이 평가에서 불리해져 환자를 기피하는 결과가 나타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환자 중증도와 동반질환을 고려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평가 결과를 현장의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며 “부족한 부분이 확인된 기관에는 구체적인 피드백과 교육, 개선 기회를 제공하고 중복된 자료 제출 부담은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공신장실 질(質) 관리체계 정비 필요성도 제기했다. 대한신장학회가 운영하는 인공신장실 인증과 국가 적정성 평가가 병존하는 만큼 각각의 목적과 역할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 이사장은 “학회 인공신장실 인증과 적정성 평가도 연계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발의된 만성콩팥병관리법안에도 인공신장실 인증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다른 과제는 투석에 이르기 전(前) 만성콩팥병 환자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그는 “투석을 시작하면 많은 의료비가 들고 심혈관질환이나 감염 등에 따른 사망위험도 높다”며 “조기에 발견해 진행을 억제하면 삶의 질과 사망률, 의료비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성콩팥병 위험군 조기 발견부터 신장전문의 진료, 혈액·복막투석과 콩팥이식 준비까지 이어지는 연속적인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법 제정 이후에는 실행계획과 예산, 담당 조직, 성과평가가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이사장은 “임기 중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 사업을 제대로 이어 성과를 내는 데 중점을 두겠다”면서 “특히 KHP2033을 중심으로 만성콩팥병 관리와 재택치료, 혈액투석 고도화 사업을 잘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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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 . KHP20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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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P2033 , .